“3장. 타입과 추상화”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추상화와 마주치게 될 것입니다. 거창해 보이지만 추상화는 단순화를 의미합니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추상화는 동적인 객체들을 단순화시켜 정적인 타입으로 갈무리하는 것입니다. 타입의 개념을 이해하고 나면 객체를 구현하기 위해 클래스를 사용하는 이유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목차에 나온 글로 3장은 추상화에 대해 설명합니다. 2장과 마찬가지로 앨리스 이야기를 예시로 들면서 트럼프로 추상화하는 사례를 보여줍니다. 3장 역시 '행동'이 중요합니다.
지하철 노선을 추상화한 사례가 나온다. 초기의 지하철 노선도는 너무 사실적인 정보를 제공해 오히려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로 하여금 노션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해리 벡은 지도로서의 '정확성'을 버리고 그 '목적'에 집중해 혁신적인 지하철 노선도를 창조했다.
추상화를 통한 복잡성 극복
현실은 복잡하며 예측 불가능한 혼돈의 덩어리다. 따라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현실을 분해하고 단순화하는 전략을 따른다.
진정한 의미에서 추상화란 현실에서 출발하되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면서 사물의 놀라운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복잡성을 다루기 위해 추상화는 두 차원에서 이뤄진다.
- 구체적인 사물들 간의 공통점은 취하고 차이점을 버리는 일반화를 통해 단순하게 만든다
-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함으로써 단순하게 만든다
객체지향과 추상화
모두 트럼프일 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와 하트 여왕의 행렬이 최초로 마주치는 장면이 사례로 나온다. 앨리스는 정원사, 병사, 신하, 왕자와 공주, 하객으로 참석한 왕과 왕비들, 하트 잭, 하트 왕과 하트 여왕을 ‘기껏해야 트럼프에 불과해’ 라고 생각한다.
앨리스는 하얀 토끼를 제외한 모든 객체를 계급, 나이, 성격 등의 차이점을 무시한 채 ‘트럼프’라는 유사성을 기반으로 추상화해서 바라보고 있다.
그룹을 나누어 단순화하기
왜 우리는 이 다양한 인물들을 ‘트럼프’라는 한 단어로 줄여 지칭할 수 있을까?
정원에 있는 인물들이 공통적으로 ‘트럼프’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일반적인 외형과 행동 방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개념
이처럼 공통점을 기반으로 객체들을 묶기 위한 그릇을 개념(concept)이라고 한다. 개념이란 일반적으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이나 객체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관념을 뜻한다.
개념을 이용하면 객체를 여러 그룹으로 분류(classification)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개념은 공통점을 기반으로 객체를 분류할 수 있는 일종의 체라고 할 수 있다.
객체란 특정한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을 의미한다. 개념이 객체에 적용됐을 때 객체를 개념의 인스턴스(instance)라고 한다.
개념의 세 가지 관점
객체의 분류 장치로서 개념을 이야기할 때는 아래의 세 가지 관점을 함께 언급한다
- 심볼(symbol) : 개념을 가리키는 간략한 이름이나 명칭 → 트럼프
- 내연(intension) : 개념의 완전한 정의를 나타내며 내연의 의미를 이용해 객체가 개념에 속하는지 여부를 확인 가능 → 몸이 납작하고 두 손과 두 발은 네모 귀퉁이에 달려있는 등장인물
- 외연(extension) : 개념에 속하는 모든 객체의 집합(set) → 정원사, 병사, 신하, 왕자와 공주, 하객으로 참석한 왕과 왕비들, 하트 잭, 하트 왕과 하트 여왕

객체를 분류하기 위한 틀
분류란 객체에 특정한 개념을 적용하는 작업이다. 객체에 특정한 개념을 적용하기로 결정했을 때 우리는 그 객체를 특정한 집합의 멤버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분류는 객체지향의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다. 객체를 적절한 개념에 따라 분류하지 못한 애플리케이션은 유지보수가 어렵고 변화에 쉽게 대처하지 못한다.
분류는 추상화를 위한 도구다
개념을 통해 객체를 분류하는 과정은 추상화의 두 가지 차원을 모두 사용한다.
- 첫 번째 차원 : 정원사, 병사 등을 트럼프라는 개념으로 묶은 것은 개별 객체 간의 차이점은 무시하고 공통점을 취한 결과다.
- 두 번째 차원 :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특징인 몸이 납작하고 두 손과 두 발이 네모난 몸 모서리에 달려 있다는 것 외의 사항들은 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타입
타입은 개념이다
타입은 개념과 동일하다. 따라서 타입이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이나 객체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관념을 의미한다. 어떤 객체에 타입을 적용할 수 있을 때 그 객체를 타입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타입의 인스턴스는 타입을 구성하는 외연인 객체 집합의 일원이 된다.
데이터 타입
실제로 메모리를 들여다 보면 그 안에는 끝없이 펼쳐진 0과 1의 행렬만이 존재한다. 메모리의 세상에는 타입이라는 질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컴퓨터 안에 살아가는 데이터를 목적에 따라 분류하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래밍 언어 안에는 서서히 타입 시스템(type system)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타입 시스템의 목적은 데이터가 잘못 사용되지 않도록 제약사항을 부과하는 것이다.
타입에 관련된 2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 타입은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관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연산자의 종류가 아니라, 어떤 데이터에 어떤 연산자를 적용할 수 있느냐가 그 데이터의 타입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 타입에 속한 데이터를 메모리에 어떻게 표현하는지는 외부로부터 철저하게 감춰진다.
객체와 타입
데이터 타입에 대해 길게 설명한 이유는 전통적인 데이터 타입, 객체지향의 타입 사이에 깊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객체지향 프로그램을 작성할 때 우리는 객체를 일종의 데이터처럼 사용한다.
하지만 객체는 데이터가 아니다. 객체에서 중요한 것은 객체의 행동이다.
앞에서 데이터 타입에 관해 언급한 두 가지 조언은 객체의 타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 어떤 객체가 어떤 타입에 속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이다.
- 객체의 내부적인 표현은 외부로부터 철저하게 감춰진다.
행동이 우선이다
위의 두 가지 조언에 따르면 객체의 내부 표현 방식이 다르더라도 어떤 객체들이 동일하게 행동한다면 그 객체들은 동일한 타입에 속한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책임을 수행하는 일련의 객체는 동일한 타입에 속한다.
타입이 데이터가 아니라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은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특징 짓는 중요한 몇 가지 원리와 원칙에 의미를 부여한다.
- 내부의 데이터 표현 방식이 다르더라도 동일한 타입에 속한 객체는 동일한 메시지를 수신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다. 다만 동일한 메시지를 처리하는 방식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 다형성에 의미를 부여한다. 다형성이란 동일한 요청에 대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응답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 데이터의 내부 표현 방식과 무관하게 행동만이 고려 대상이라는 사실은 외부에 데이터를 감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는 외부에 행동만을 제공하고 데이터는 행동 뒤로 감춰야 한다.
→ 캡슐화라고 한다.
객체가 외부에 제공해야 하는 책임을 먼저 결정하고 그 책임을 수행하는 데 적합한 데이터를 나중에 결정한 후, 데이터를 책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외부 인터페이스 뒤로 캡슐화해야 한다.
책임-주도 설계(Responsibility-Driven Design)라고 부르는 객체지향 설계 방법은 데이터를 먼저 생각하는 데이터-주도 설계(Data-Driven Design) 방법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고안됐다.
객체를 결정하는 것은 행동이다. 데이터는 단지 행동을 따를 뿐이다.
타입의 계층
트럼프 계층

트럼프는 트럼프 인간을 포괄하는 좀 더 일반적인 개념이다. 트럼프 인간은 트럼프보다 좀 더 특화된 행동을 하는 특수한 개념이다. 두 개념 사이의 관계를 일반화/특수화(generalization/specialization) 관계라고 한다.
일반화/특수화 관계
타입과 타입 사이에는 일반화, 특수화 관계가 존재한다. 일반화와 특수화는 동시에 일어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객체지향에서 일반화/특수화 관계를 결정하는 것은 객체의 상태를 표현하는 데이터가 아니라 행동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타입은 특수한 타입에 비해 더 적은 수의 행동을 가지며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에 비해 더 많은 행동을 가진다. 단,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타입의 내연을 의미하는 행동의 가짓수와 외연을 의미하는 집합의 크기는 서로 반대라는 사실이다.
슈퍼타입과 서브타입
일반적인 타입을 슈퍼타입(Supertype)이라고 하고, 좀 더 특수한 타입을 서브타입(Subtype)이라고 한다.

일반화는 추상화를 위한 도구다
추상화의 두 번째 차원은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하여 단순화하는 것이다. 일반화/특수화 계층은 객체지향 패러다임에서 추상화의 두 번째 차원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다.
정적 모델
타입의 목적
타입을 사용하는 이유는 인간의 인지 능력으로는 시간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는 객체의 복잡성을 극복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앨리스라고 하는 객체의 상태는 변하지만 앨리스를 다른 객체와 구별가능한 식별성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타입은 시간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는 앨리스의 상태를 시간과 무관한 정적인 모습으로 다룰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결국 타입은 추상화다
타입은 추상화다. 어떤 시점에 앨리스에 관해 생각할 때, 불필요한 시간이라는 요소와 상태 변화라는 요소를 제거하고 철저하게 정적인 관점에서 앨리스를 묘사할 수 있게 해준다.
동적 모델과 정적 모델
객체를 생각할 때 우리는 두 가지 모델을 동시에 고려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객체의 스냅샷(snapshot) : 객체가 특정 시점에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를 가지느냐
- UML에서 스냅샷은 객체 다이어그램(object diagram)이라고도 불린다.
- 스냅샷처럼 실제로 객체가 살아 움직이는 동안 상태가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포착하는 것을 동적 모델(dynamic model)이라고 한다.
- 타입 모델(type diagram) : 객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상태와 모든 행동을 독립적으로 표현하는 것
- 객체가 속한 타입의 정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때문에 정적 모델(static model)이라고도 한다.
객체지향 어플리케이션을 설계하고 구현하기 위해서는 객체 관점의 동적 모델과 객체를 추상화한 타입 관점의 정적 모델을 적절히 혼용해야 한다.
클래스
클래스와 타입은 동일한 것이 아니다. 타입을 구현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클래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지금은 객체를 분류하는 기준은 타입이며, 타입을 나누는 기준은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이라는 사실만을 기억하기 바란다. 객체를 분류하기 위해 타입을 결정한 후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 타입을 구현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클래스라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출처 :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책. 이미지 : https://memodayoungee.tistory.com/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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