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이상한 나라의 객체”에서는 ‘객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답하려고 합니다.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2장의 대부분은 루이스 캐롤이 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앨리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객체가 상태와 행동, 식별자를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목차에 나온 글로 2장은 객체에 대해 추상적으로 설명합니다. '이 장을 통틀어 가장 중요하고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진실은 바로 “행동이 상태를 결정한다” ' 라는 문장이 있을 정도로 2장부터 계속해서 이 내용이 반복해서 나올 예정입니다.
아기의 인지 실험 사례를 들면서 사람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시기부터 뚜렷한 경계를 가지고 함께 행동하는 물체를 하나의 개념으로 인지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객체지향과 인지 능력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다양한 객체들이 모여 현실 세계를 이루는 것처럼 소프트웨어의 세계 역시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객체들이 모여 이뤄져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현실 세계와 소프트웨어 세계 사이의 유사성은 여기까지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목적은 현실 세계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객체, 그리고 이상한 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에서 앨리스가 작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병 안의 음료나 케이크를 먹는 내용이 나온다.
앨리스 객체
앨리스의 특징을 요약해 보면
- 앨리스는 상태를 가지며, 상태는 변경 가능하다. - 앨리스의 키는 계속 변한다
- 앨리스의 상태를 변경시키는 것은 앨리스의 행동이다. - 앨리스가 케이크를 먹으면 키가 커진다
- 행동의 결과는 상태에 의존적이며 상태를 이용해 서술할 수 있다.
- 행동의 순서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 객체는 어떤 상태에 있더라도 유일하게 식별 가능하다. - 앨리스가 키가 작아져도 앨리스다
객체, 그리고 소프트웨어 나라
이 책에서는 객체를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객체란 식별 가능한 개체 또는 사물이다. 객체는 자동차처럼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일 수도 있고, 시간처럼 추상적인 개념일 수도 있다. 객체는 변경 가능한 상태(state), 특징적인 행동(behavior), 구별 가능한 식별자(identity)를 가진다. 소프트웨어 안에서 객체는 저장된 상태와 실행 가능한 코드를 통해 구현된다.
상태
왜 상태가 필요한가
객체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그 시점까지 객체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냐에 좌우된다. 하지만 과거에 발생한 행동의 이력을 통해 현재 발생한 행동의 결과를 판단하는 방법은 과거를 전부 기억해야만 가능하며 복잡하고 번거롭다. 따라서 인간은 행동의 과정과 결과를 단순하게 기술하기 위해 상태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상태와 프로퍼티
상태는 특정 시점에 객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집합으로 객체의 구조적 특징을 표현한다. 객체의 상태는 객체에 존재하는 정적인 프로퍼티(propert)와 동적인 프로퍼티 값(property value)으로 구성된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인 속성(attribute)과 다른 객체를 참조하는 링크(link)로 구분할 수 있다.

행동
상태와 행동
상태와 행동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다
- 객체의 행동은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 객체의 행동은 상태를 변경시킨다
앨리스의 이야기를 사례로 들어 상태 관점에서 설명하면
- 앨리스의 키가 40cm 이하라면 문을 통과할 수 있다
- 문을 통과한 후에 앨리스의 위치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뀌어야 한다
협력과 행동
행동이란 외부의 요청 또는 수신된 메시지에 응답하기 위해 동작하고 반응하는 활동이다. 행동의 결과로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변경하거나 다른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객체는 행동을 통해 다른 객체와의 협력에 참여하므로 행동은 외부에 가시적이어야 한다.
상태 캡슐화

위의 두 메시지를 보고 앨리스의 키가 줄어든다거나 음료의 양이 줄어드는 등 메시지 송신자는 메시지 수신자의 상태 변경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이것이 캡슐화가 의미하는 것이다.
객체의 행동을 유발하는 것은 외부로부터 전달된 메시지지만 객체의 상태를 변경할지 여부는 객체 스스로 결정한다. 이처럼 상태를 잘 정의된 행동 집합 뒤로 캡슐화하는 것은 자율성을 높이고 협력을 단순하고 유연하게 만든다.
식별자
식별자란 어떤 객체를 다른 객체와 구분하는 데 사용하는 객체의 프로퍼티다. 값(value)은 식별자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상태를 이용한 동등성(equality)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해야 한다. 객체는 상태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식별자를 이용한 동일성(identical)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값과 객체의 차이점을 혼란스러워하는데, 대부분의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두 개념 모두 클래스를 이용해 구현되기 때문이다.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객체와 값을 지칭하는 별도의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 객체는 참조 객체(reference object), 엔티티(entity)
- 값은 값 객체(value object)
객체지향 세계는 상태가 변하지 않는 값과 상태가 변하는 객체들이 서로 균형을 맞추며 조화를 이루는 사회여야 한다.
기계로서의 객체
개발자들은 객체의 상태를 조회하고 객체의 상태를 변경한다. 객체의 상태를 조회하는 작업을 쿼리(query)라고 하고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작업을 명령(command)이라고 한다.
버트란드 마이어는 객체를 기계에 비유해 설명하고 있다. 사용자는 객체가 제공하는 명령 버튼과 쿼리 버튼으로 구성된 인터페이스를 통해서만 객체에 접근할 수 있다.
행동이 상태를 결정한다
객체지향에 갓 입문한 사람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함정은 상태를 중심으로 객체를 바라보는 것이다. 객체에 필요한 상태가 무엇인지를 결정하고 그 상태에 필요한 행동을 결정하는 방법은 설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첫째, 상태를 먼저 결정할 경우 캡슐화가 저해된다.
둘째, 객체를 협력자가 아닌 고립된 섬으로 만든다.
셋째, 객체의 재사용성이 저하된다.
따라서 먼저 객체의 행동을 결정하고 그 후에 행동에 적절한 상태를 선택해야 한다. 행동이 상태를 결정한다.
은유와 객체
두 번째 도시전설
객체지향이 현실 세계의 모방이라는 것은 오해이다.
의인화
현실의 객체와 소프트웨어의 객체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현실 속에서는 수동적인 존재가 소프트웨어 객체로 구현될 때는 능동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레베카 워프스브록은 현실의 객체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의 특징을 의인화(anthropomorphism)라고 부른다.
소프트웨어 안에 구축되는 객체지향 세계는 현실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의 모습을 조금 참조할 뿐 궁극적인 목적은 현실과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객체지향의 세계는 현실의 추상화가 아니다. 오히려 객체지향 세계의 거리는 현실 속의 객체보다 더 많은 특징과 능력을 보유한 객체들로 넘쳐난다.
은유
현실 세계와 객체지향 세계 사이의 관계를 더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은유(metaphor)다. 은유란 실제로는 적용되지 않는 한 가지 개념을 이용해 다른 개념을 서술하는 대화의 한 형태다.
은유 관계에 있는 실제 객체의 이름을 소프트웨어 객체의 이름으로 사용하면 표현적 차이를 줄여 소프트웨어의 구조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상한 나라를 창조하라
객체지향 설계자로서 우리의 목적은 현실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상한 나라를 창조하기만 하면 된다.
출처 :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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